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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매출 200억 스타트업 대표 "콜라겐 화장품 효능 없다"..이유는?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인터뷰
-해양폐기물 불가사리 활용 친환경 제설제 사업...정부 조달시장 1위
-불가사리 유래 콜라겐 원료 사업 다각화
-"화장품 업계 고어텍스 목표"
박동준 기자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사진/스타스테크

"외부 투자 안 받는다. 자체 자금으로 충분하다"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가 눈동자의 흔들림 하나 없이 한 말이다.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 지난 몇 년간 뜨거웠던 유동성 잔치에서 돈이 몰렸던 키워드다. 호시절은 지났다. 파티가 끝나고 주요국들이 돈줄을 죄면서 외부 투자로 성장하던 중소벤처기업들은 도와달라며 아우성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 스타스테크 본사에서 만난 양승찬(28) 대표는 "외부 투자가 더 이상 필요 없다"며 자신감이 넘쳤다. 다년간 연구로 원천기술을 확보해 상용화에 성공한 만큼 큰 고비를 넘겼다는 것. 가뜩이나 아이돌 그룹의 리드보컬이 연상되는 외모. 유행하는 말로 '찐(眞)'대세는 정말 다른가!

회사의 주요 제품은 불가사리로 만든 친환경 제설제. 불가사리는 잘 알려진 대로 해양 생태계 교란종이다. 패조류와 산호초를 먹어치워 연간 피해액만 4000억원에 달한다. 고약한 비린내와 살도 얼마 없어 식용으로도 쓸 수 없다. 정부는 불가사리 퇴치를 위해 매년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양 대표는 이런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들었다. 부식억제제 촉매로 해양폐기물인 불가사리를 활용, 제설제 성능 개선과 함께 해양 생태계 보호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기술력도 인정받아 지난해 정부 조달 시장서 업계 1위로 올라섰고 회사 매출액도 200억원을 돌파했다. 주요 원료인 불가사리는 정부로부터 무상 제공 받고 자체 제조시설까지 갖춰 이익도 안정적으로 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불가사리 촉매제는 해외 제설제 업체에 수출 중이며 수출국도 점차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불가사리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양 대표는 화장품 사업을 설명하면서 "시판 콜라겐 제품들은 효능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콜라겐 화장품은 진피층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섭취하는 콜라겐 제품은 소화 과정에서 다 분해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사가 개발한 불가사리 콜라겐은 여타 콜라겐 제품에 비해 피부 전달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불가사리 콜라겐으로 "화장품 업계 고어텍스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화학기업인 뒤퐁이 고어텍스로 패션업계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것처럼 스타스테크도 화장품 업계 대표 원료 브랜딩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친환경 제설제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규 사업이 안착하면 향후 2~3년 이내에 기업공개(IPO)에 나설 방침이다.

다음은 양 대표와 일문일답.

친환경 제설제 부식도 실험 비교 사진. 사진 우측이 소금을 도로에 도포했을 때 부식도를 100%로 설정했을 경우 경쟁사 친환경 제설제(사진 좌측)는 80%, 스타스테크 친환경 제설제(사진 중앙)는 0.8%의 부식도를 나타냈다. 사진/스타스테크

▲간단한 회사 소개 부탁한다.

-지난 2017년 회사를 설립해 불가사리를 원료로 친환경 제설제, 기능성 화장품, 액상 비료 등의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친환경 제설제는 불가사리에서 다공성 구조체를 추출해 사용을 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불가사리에서 콜라겐을 추출해 TDS(경피전달시스템)에 담아 진피층에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 판매 중이다. 액상 비료는 앞의 두 가지를 추출하고 남은 불가사리 폐액을 전부 재활용해 친환경 액상 비료를 만들고 있다. 올해 6월과 7월에 각각 전라남도 순천과 충청남도 당진 국가산업단지에 생산공장을 준공해 가동 중이다.

▲회사 실적은 어떠한가.

-회사 결산 기준월이 6월이다. 현재까지는 친환경 제설제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겨울철에 매출이 집중된다. 그래서 결산월을 6월로 설정했다. 창업 이후 매년 2~3배 이상 성장해 지난 6월까지 마감된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년 6월까지 매출은 400~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 추출 성분으로 부식억제제를 만들어 성능을 개선했다. 사진은 불가사리 추출 성분. 사진/스타스테크

▲회사의 중추 사업인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제설제로 많이 쓰이는 염화칼슘, 염화나트륨 등 염화물 제설제는 눈을 녹이면 염화 이온이 나온다. 이 염화 이온들은 도로를 부식시키거나 가로수에 피해를 준다. 이 때문에 제설제에 부식방지제를 첨가해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기존 제설제에 비해 비싸고 제설 본연의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우리 친환경 제설제는 불가사리를 이용해 가격과 성능 두 문제점을 개선했다. 불가사리에서 나온 다공성 구조체는 제설제의 염화 이온을 흡착해 염화 이온 농도를 낮춰 부식 억제 효율을 높였다. 기존 소금 부식성을 100이라고 치면 기존 친환경 제설제는 20~30정도의 부식성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불가사리를 이용한 제설제는 0.8 정도의 부식성 밖에 없다. 가격 역시 부식방지제를 기존 업체들에 비해 3분의 1 정도 밖에 안 쓰고 불가사리의 경우 정부에서 무상으로 공급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불가사리는 패조류와 산호초를 포식해 연간 피해액만 4000억원 규모에 달해 정부가 불가사리 퇴치를 위해 예산을 쓰고 있다.

시장에서 우리 기술력을 인정해 해외 진출도 하고 있다. 불가사리 제설제 자체를 수출하려면 물량이 너무 커져 운송비가 많이 든다. 때문에 핵심 원료인 불가사리 추출 성분만 해외 제설제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캐나다 제설제 시장 2위 업체에 불가사리 핵심 원료만 수출 중이다. 전체 제설제에서 불가사리 유래 성분은 2% 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아 물류비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슬로바키아 현지 업체와도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그린 뉴딜 업체로 선정됐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기존 불가사리 친환경 제설제 주안점이 부식을 어떻게 최소화하는데 맞춰졌다면 현재 연구개발 중인 제설제는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제설제 역할과 함께 실링, 즉 콘크리트 틈에 채워져 공기나 물이 통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스타스테크가 불가사리에서 유래한 콜라겐 원료인 '페넬라겐'을 이용해 만든 화장품 '라보페'. 사진/스타스테크

▲화장품 원료도 불가사리로 만드는 것인가.

-불가사리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화장품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생각해 시장에 진출했다. 화장품 시장에서 기술을 가지고 원료 브랜딩 사업을 시작했다. 목표는 화장품 업계에서 고어텍스가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콜라겐을 진피층까지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콜라겐 화장품들은 각질층과 같은 피부 외피에 막혀 피부 내부까지 흡수가 안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TDS가 나왔지만 문제는 콜라겐이 TDS에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콜라겐은 진피층 내부에서 지탱을 하는 역할을 하는데 물이랑 친하면 안 된다. 물이랑 친해서 흐물흐물해지면 기둥 역할을 할 수 없으니 그래서 콜라겐이란 단백질 자체는 친수성이 낮다.

불가사리의 콜라겐은 특이하게 돼지나 생선에서 나온 콜라겐에 비해 친수성, 물이랑 친한 아미노산 비율이 확연히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돼지 콜라겐은 TDS에 아예 안 담기고 생선 콜라겐도 17% 정도 밖에 담기지 않았는데 불가사리 콜라겐은 90% 가까이 TDS에 들어갔다. 해당 기술은 특허청 출원해 지난해 5월 등록됐다.

▲일반적인 화장품으로 콜라겐이 피부 내부에 전달이 안 되면 콜라겐을 섭취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이너뷰티, 즉 먹는 콜라겐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콜라겐 제품을 먹어도 소화 기관에서 다 분해돼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으로 몸에 흡수된다. 이 아미노산들은 우리 몸 전체로 가서 다시 재합성을 한다. 해당 과정에서 콜라겐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단백질 될 수도 아니면 몸 밖으로 배설된다. 또한 인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20여 종류밖에 안 된다. 만약 아미노산 종류가 수천가지고 그 중 콜라겐 구성 아미노산이 수십 종이면 특정 아미노산만 선택해 먹으면 콜라겐 섭취를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콜라겐 합성에 들어가는 아미노산은 다른 단백질에도 다 들어있는 아미노산이다.

소비자들은 ‘바르면 안 되니까 먹으면 되겠지’라는 인식으로 콜라겐 제품을 섭취하는데 의사들은 크게 효능이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콜라겐을 제일 효과적으로 피부에 보충하는 방법은 주사로 맞는 거다. 하지만 시술에 대한 부작용이나 비용적인 부분들을 고려하고 매일 관리할 수 있는 측면에서 불가사리 콜라겐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액상 비료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불가사리에서 친환경 제설제와 콜라겐 등에 필요한 타깃 물질만 추출하고 남은 폐액을 이용해 만든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불가사리 뼛조각이 다공성 구조체고 뼛조각에 붙어있는 콜라겐들을 추출한다. 추출 공정 이후 남은 폐액은 원래 폐기물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불가사리 특성이 뼈가 탄산칼슘으로 구성됐다. 칼슘 성분은 비료로 사용하기 굉장히 유효한 물질이라 액상비료로 만들었다. 해당 제품은 판매보다는 개발도상국 원조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생겼다. 현재는 불가사리 액상 비료로 작물 재배 시험을 하는 중으로 초기 데이터가 굉장히 좋게 나왔고 검증이 끝나가는 단계다.

▲투자 유치 현황과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난해 4월 순천과 당진 공장 설립 등과 같은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시리즈B 투자 유치를 했다. 지금까지 투자 유치액은 100억원 가량으로 이번에 공장 준공으로 당분간 외부 투자는 받을 계획이 없다. 일반적인 스타트업과 달리 회사가 이익을 내면서 성장하고 있고 그동안 쌓인 유보 자금도 있어 화장품 마케팅 등 신규 사업 운영자금은 충분하다. 투자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단순 재무 투자가 아닌 회사와 시너지가 나는 전략적 투자가 아닌 이상 투자 유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회사를 성장시켜 향후 2~3년 이내에 기업공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스테크를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나.

-경영 지론은 ‘영속적인 사업을 해야 한다’다. 기업은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엔진으로 생산적인 것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본연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경영 마음가짐이다.

또한 최근 ESG 경영이라는 키워드를 많이 쓰는데 갑자기 대두된 이유는 '가장 환경적인 것이 가장 경제적인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탄소배출권이다. 탄소배출을 덜 하는 솔루션이 더 경제적인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우리 회사가 할 사업들은 영속성과 환경성 두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추진될 것이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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