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의 ESG]③소외층 품고 금리 깎고…금융 사회적 책임 강화
임지희 기자
[앵커멘트]
금융권의 ESG 전략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조명하는 마지막 순서입니다. 일상이 된 디지털시대, 편리함만큼이나 금융 취약층의 소외감도 커지고 있죠. 은행들은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적극적입니다. 임지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사내용]
노인복지관 앞에 낯선 대형버스가 들어서 있습니다.
청원경찰 도움을 받아 탑승하면 거동이 어려운 고령층을 은행원이 맞이합니다.
복지관을 직접 찾는 이동식 점포로 간단한 금융 업무는 물론 보이스피싱 예방교육도 진행됩니다.
[박순자 서울시 양천구 : 편하죠 편하기는 노인들이 한 번씩 봐서 찾는 것도 귀찮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 와서 다 해주니까 너무 편리하죠 ]
[고수민 KB국민은행 채널지원부 대리 : 금융소외계층 중에서도 어르신들 대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하기 위해서 운영하게 됐고요. 지금은 주 1회 다섯 개 행정구에서 운영을…]
점포에 들어서자 한편에 취약계층을 위한 전용 창구가 마련돼 있습니다.
일반 창구보다 업무를 먼저 보고 전담직원의 도움도 받게 됩니다.
기업은행은 점포별로 한 개씩 동행창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SG경영 일환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대기업 중심이던 투자를 중소기업으로 넓혀 구원투수 역할도 자처합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ESG채권을 대거 발행하고 ESG경영이 우수한 기업은 이자도 깎아줍니다.
[유인식 IBK기업은행 ESG경영팀장 : 대기업들이나 선두권에 있는 기업들은 잘 해나갈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탄소중립과 녹색전환이라는 글로벌 환경 하에서 중소기업들이 소외되거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은 우리 기업은행이 해야 될 역할이 아니겠느냐…]
은행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금융지원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금융지주들은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해 잇따라 30조원 안팎의 재원을 마련했습니다.
대부분 금리인상기 빚 부담을 덜어주거나 재기를 지원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금융권 ESG는 이제 막 모양새를 갖춰가는 단계라는 평가도 많습니다.
영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ESG 평가지표를 만드는 것도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입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 금융권에서도 이걸 진지하게 보려는 노력이 계속 이어지는 건 당연할 거예요. 근데 그것이랑은 별개로 ESG 경영을 하는 것보다는 이익이 나는 게 먼저고요. 아직까지 사실 뭔가 다 잡혀 있지는 않아요.]
금융권이 저마다 ESG 전략 짜기에 분주한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묻고 감시하는 채찍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