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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1000억원 수혈 요기요, 얼마나 버틸까

[3사 재무분석]
우아한 '형제들' 獨에 4000억..'청년들'도 배당 준비?
나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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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3사가 사실상 무한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3사 모두 최근 배달비 0원 정책을 통해 고객 유인에 한창인데요. 온라인 배달 규모가 감소하면서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최근 공개된 배달 3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몇 가지 주목할 부분들이 보입니다. 지난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4000여억원을 배당했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은 앞으로 자회사 우아한청년들로부터 배당을 끌어올 준비를 마친 듯 보입니다. 요기요는 주주인 사모펀드들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 받으며 버티기에 돌입한 듯 합니다.

■우아한'형제들' 배당에 이어…올해는 '청년들'도 나서나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조4155억원으로 전년대비 15.9%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999억원으로 65.5% 급증했죠. 매출과 영업이익 역대 최고치입니다. 배달료 외에도 점주를 대상으로 한 광고 및 구독 서비스, 배민 B마트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한 영향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4109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했다는 사실은 많은 매체에 보도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아한형제들이 지급한 배당금은 모회사 우아DH아시아를 거쳐, 다시 그 윗단계에 위치한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당됐을 겁니다.

배당가능이익에 대해 아래 그림으로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배당은 상법에 정해진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이뤄집니다. 연결이 아닌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산출하죠. 기업이 해마다 창출하는 당기순이익은 자본 내에 이익잉여금으로 차곡차곡 쌓이는데요, 바로 이 이익잉여금이 상법상 배당가능이익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대규모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던 건 누적 이익잉여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로 설명을 드리죠.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946억원의 당기순익을 냈습니다. 하지만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이월된 누적결손금(이익잉여금의 마이너스 개념)이 1856억원이기 때문에 두 수치를 합하면 여전히 910억원의 결손금이 존재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럼에도 우아한형제들이 배당을 할 수 있었던 건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덕분이죠. 이익잉여금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지만 자본잉여금은 주식발행이나 감자 등을 할 때 발생한 잉여금을 의미합니다. 상법상 일정한 조건이 되면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중에 자본잉여금(5333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이익잉여금은 4438억원이 됐고 그 중 4127억원을 2023년에 3월에 중간 배당한 겁니다.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도 지난해 이 같은 유사한 회계처리 방식으로 수백억원의 배당가능이익을 만들어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래 표를 한번 보시죠.


2022년에 이익잉여금이 18억원에 불과했지만 자본잉여금 39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면서 2023년 이익잉여금은 465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물론 우아한청년들이 올해 모회사인 우아한형제들에게 중간배당을 실시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이 이 같은 회계처리방식을 통해 모회사에 배당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죠. 우아한청년들의 중간 배당 실시 여부는 내년 공개되는 2024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쿠팡이츠, 실제로는 더 벌었다

(주)쿠팡이츠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79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대비 9.6% 증가한 수준입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서비스 감사보고서에 나타난 재무제표로는 쿠팡의 배달사업에 대한 정확한 실적을 추정할 수 없습니다. 쿠팡이츠 앱에서 발생하는 주문 및 광고 서비스 매출은 모회사 쿠팡 실적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쿠팡이 맡긴 배달 대행 서비스 업무만 담당하고 있습니다. '배달 대행으로 발생한 매출'만 쿠팡이츠서비스에 반영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쿠팡의 음식배달사업 실적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쿠팡 감사보고서가 사업 부문별 매출을 정확히 밝히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확실한 건 쿠팡의 배달사업 실적은 쿠팡이츠서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보다는 훨씬 더 클 것이란 점입니다.

배달비 0원 프로모션을 가장 먼저 내놓은 곳이 쿠팡이츠입니다. 다른 배달 플랫폼이 할인 경쟁을 주저하는 사이 쿠팡이츠가 과감하게 배달비 0원 방아쇠를 당긴 건데요. 현재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간 이용자 수가 꾸준히 상승 중인 쿠팡이츠는 올해 초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섰습니다. 최근에는 와우멤버십 월 회비 가격을 인상하며 앞으로 계속 될 배달비 0원 경쟁 부담을 일부 덜어낸 상황입니다.

■위기의 요기요, 1000억원 수혈

마지막으로 요기요를 살펴보겠습니다. 위대한상상의 지난해 매출은 2857억원으로 전년대비 8.2%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655억원을 기록하며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상황입니다.

요기요는 다른 곳들과 비교해 사업 모델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음식값의 12.5%를 수수료로 받는 가게배달서비스, 여기에 2900원을 더 받고 배달서비스를 해주는 요기배달서비스 두가지입니다. 다른 곳처럼 광고 서비스를 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광고 서비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저히 낮은 상황입니다.

요기요가 이번 배달비 0원 경쟁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는 배달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인 반면 위대한상상의 사업 모델은 사실상 배달 서비스 하나 뿐이기 때문이죠.

요기요는 배달서비스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앱 대비 점유율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배달앱 점유율이 쿠팡이츠에 밀리며 3위로 주저앉은 상황입니다. 지난 3월 기준 앱 월간사용자 수는 600만명 선이 무너졌습니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지난 2월 주주사들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습니다. 참고로 위대한상상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티니) 35%, 퍼미라 35%, GS리테일 30%씩 보유 중인데요. 이번에 자금을 지원해준 곳은 사모펀드 어피티니와 퍼미라 두 곳입니다. ▶참고기사:요기요, 사모펀드로부터 1000억원 수혈...GS리테일은 빠졌다

주주사들로부터 지원받은 1000억원이 위대한상상에게 기회가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배달비 0원 서비스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지출되는 비용도 더 많아질 것이고요. 여기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확보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 펼쳐지는 상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나은수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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