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한양학원의 고육책, 한양산업개발 불길 막으려 백남관광도 지분 줄여 '거리두기'

한양학원, 백남관광 통해 한양산업개발 간접 지배
백남관광, 지분 55% 줄여…중간지배기업서 빠져
김혜수 기자



한양증권 매각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되는 한양산업개발(HYD한양). 이 회사 최대주주인 백남관광이 지난해 한양산업개발 지분율을 대폭 줄이면서 중간지배기업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양산업개발에 대한 지분을 줄여 백남관광(한양학원이 49.03% 보유)을 통해 학교법인 한양학원으로 불길이 번지는 걸 막아보겠다는 고육책으로 읽힌다.

결국 한양학원의 이번 한양증권 매각이 학교법인측이 밝힌 학교와 병원의 재정 상황 악화라기보다 가족회사인 한양산업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에 더 힘을 싣는 또다른 정황이다.

7월31일 <한양증권 매각대금으로 한양산업개발 부실 지원에 못 쓴다> 8월1일 <한양증권 진짜 매각 배경은 '한양산업개발'…급한불 꺼질까> 기사 참조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양산업개발의 최대주주인 백남관광의 지분율은 지난해 기준 34.77%로, 2022년 78.97%에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백남관광은 한양산업개발의 중간지배기업에서 제외됐다.

백남관광의 지분율이 이처럼 감소한 건 한양산업개발의 재무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양산업개발은 학교법인 한양학원 재단 산하 건설사로 주거·업무시설, 물류시설, 호텔 및 인프라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에 부동산 PF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4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대규모 적자전환한 상태다.

한양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에이치비디씨(65.23%), 백남관광(34.77%)으로, 백남관광 지분을 49.03% 보유한 한양학원이 한양산업개발을 간접 지배하는 구조다.



한양산업개발의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백남관광을 거쳐 학교재단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백남관광이 지분율을 축소해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백남관광 역시 관광호텔업과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건설사로, 한양산업개발 부동산 PF 사업 때마다 채무보증을 하는 등 파트너십을 지속해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백남관광은 790억원 규모의 한양산업개발의 PF대출 지급 보증 및 담보를 제공했다. 대표적으로 경남 창원시 물류시설에 대해 한양산업개발과 연대 보증한 규모는 528억원, 대출채권 매입 확약 규모는 252억원이다.

한양산업개발의 최대주주 에이치비디씨의 지분 100%를 보유한 대한출판 역시 한양산업개발 PF사업에 공동 연대보증에 나서기도 했다.

한마디로 한양산업개발이 부실화할 경우 백남관광, 대한출판을 비롯해 한양학원까지 모두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대한출판의 최대주주는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 김종량(한양학원 이사장), 김종식(김종량 이사장 동생)으로 사실상 가족회사지만 특히 백남관광의 경우 지분 49.03%를 한양학원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양산업개발의 위기가 백남관광을 거쳐 학교재단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백남관광이 한양산업개발의 지분을 대폭 줄여 리스크 차단에 나섰던 게 아니냐는 해석에 보다 힘이 실린다.

백남관광 실적도 부진했다. 백남관광은 2022년 54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1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없던 지분법 손실도 지난해는 230억원을 반영했다. 만일 지난해 한양산업개발에 대한 지분을 줄이지 않았다면 백남관광의 손실이 더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손실이 확대되는 와중에 백남관광은 지난 3월 한양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현장의 시행사인 골드파라의 PF대출과 관련해 216억 상당의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지난해 백남관광이 한양산업개발 지분을 대폭 줄인 것도 한양증권 매각을 서두르는 것도 그만큼 한양산업개발의 부실이 크고 확산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양학원은 재단 우량 계열사인 한양증권의 매각을 추진하고 조만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보유 지분 보통주 16.29% 중 4.99%를 제외한 11.3%와 우선주 14.56%를 매각한다. 이밖에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백남관광(10.85%)과 에이치비디씨(7.45%) 등도 매각 대상이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전체 지분의 30%를 매각한다.

이 가운데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매각 자금은 곧바로 학교법인으로 들어간다. 특수관계인인 지분인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도 매각해 이 자금으로 한양산업개발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양산업개발의 유동성 위기가 한양학원으로 확산되는 것을 끊고 가족회사 역시 지키기 위해서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라 PF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양산업개발의 실적이 올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에 매각 자금이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